키위오픈 참가기 - 회원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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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키위오픈 참가기
작성자 하바인 등록일 2006-03-07 15:00
조회 911
키위오픈 참가기

안녕하세요.. 하바인 손경식입니다.
2002년부터 시작해서 3번이나 참가신청 및 취소를 반복하다가
이러다가는 가보지도 못하고 늙어 죽을라하는 생각에 독하게 밀어
붙여 마닐라에 다녀왔습니다.
느낀 점은 매우 많지만 개략적으로나마 견문기를 올립니다.

1. 입국과정

1) 교통
우선 인천공항에서 시드니까지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서,
약 500킬로 떨어진 마닐라까지 이동하여야 합니다.

여럿이 가는 경우에는 시드니에서 렌트카를 빌려 약 6시간 이상을 가야되고,
혼자가는 경우에는 시드니에서 탐워쓰라는 곳으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가서
약 40킬로 떨어진 마닐라로 이동합니다.

저는 혼자 늦게 가게되어 국내선 항공기를 탓는데 처음 타는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에
얼마나 후달구면서 갔는지...

참고로 국제선 짐무게는 20킬로그램까지 허용되고(여럿이 가는 경우에는 어느정도
오버 웨이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호주 국내선에서는 32킬로까지 허용됩니다.

2) 통관
담배는 1인당 1보루까지만 허용. 호주 담배값 매우 비싸서 대부분의 한국 선수가
금연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임..
먹는게 문제인데..
김치나 기타 음식물은 공장에서 생산된 진공포장품은 통관이 허용되고,
집에서 만들어 비닐로 싸 간 것은 즉시 압수되어 쓰레기통행입니다.

2. 현지 기상 및 지형

1) 광할한 평지속에 작은 산 하나
대회 장소인 보라마운틴은 그야말로 광할한 평지 가운데 솟은 실고도 450미터의
작은 산입니다.
이곳에서 떠서 100킬로, 200킬로를 간다는 것이 처음에는 터무니없는 짓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광할한 평지로 보이는 곳이 막상 착륙을 하면 허리까지 오는 억센(매우 억센)
풀밭이어서 반바지 차림으로 비행하였다가 골에 오지 못하면 전치 4주의 전신 찰과상을
입게 됩니다.

그리고 위에서 보면 잘모르는데 막상 착륙하면 몇백미터마다 철조망 펜스(방목용)
가 처져 있고 그중 상당수는 전기까지 흐르고 있어 조심하여야 합니다.
(뒤에서 이 부분은 눈물나는 경험담이 있습니다)

2) 기상
너무나 공기가 맑아 거리개념에 혼란이 생깁니다.
고도 약 2000미터 정도면 20 내지 30킬로까지 선명하게 보이고, 느낌상으로는 불과
5-6킬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고도만 충분하면 시야가 100킬로에 이른다고 합니다.

실제 비행중에 턴포인트가 눈에 가깝게 보이는데도 지피에스상으로는 10여 킬로 남은
것으로 표시되어 의아하게 생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비행특성
평지에서 올라오는 열을 잡아 장거리 비행을 하는 것이고 열을 놓쳤을때 우리나라에서
하는 것처럼 의지하며 기다릴 릿지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룹비행이 필수적이고 단독비행은 거의 자살이나 진배 없습니다.

실제로 그곳 경험있는 사람들과 함께 서클링을 하여 고도를 올린후 이동시에는
자연스럽게 일렬 횡대로 서서 열을 찾으며 움직이게 되고 종대로 움직이다가는
조만간 모두 땅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열이 세지가 않고 코아에 들어가도 초당 2-3미터 이상을 만나지 못하였으며
저고도에서 초당 0.7정도의 열을 살살 붙들고 사정해가면서 올라가여 합니다.
그리고 열이 계속 끊기고 방향도 바뀌어 쉽지 않았습니다.

3. 키위배 기간

1) 조직의 수준
나가보면 항상 느끼는 것인데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운영자가 많은 준비를 해 주는
시합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국제경기를 하면서도 그곳 조직위가 참가비를 받고 선수들에게 주는 것은 선크림 한통이
전부이고, 식사는 커녕 물한모금 주지 않습니다.

회수는 물론 심지어 이륙장 이동도 각자 알아서 하고, 그곳 차량을 빌려 이륙장 올라가면
일인당 5달러(호주 1달러는 약 700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대회중 착륙하여도 회수 차량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 재주껏 돌아와야 하는데
다른 선수단의 차량을 타는 경우 거리에 따라 5달러, 10달러, 20달러정도를 내는 것이
그곳의 관례라고 합니다.

차를 타기 전에 서로 10달러 오케이? 하고 물어보고 타게 됩니다.
한마디로 지랄같습니다.

2) 경기룰
그곳에서 경기는 거의 모두 “타임 일랲스트 레이스”방식으로 하였습니다.
국내에서 자주 하던 레이스나 스프드런과는 다른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레이스인데 스타트 시각을 12:30, 12:50, 13:10, 13:30등 4번을 주고
먼저 스타트 한 사람에게 가점을 주는 제도인데 우리 선수들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행글라이더 룰을 많이 쓰는 여파 때문에, 경기가 중지되었을때 아무도
골에 가지 못하였어도 스코어링을 한다는점, 스타트를 이륙장 주변에 스타트
포인트를 두고 그곳에서 2 내지 5킬로를 벗어날 때 스타트를 하는 것으로
계산하더군요. (촌눔덜)

3) 이륙장 상황
작은 산에서 이륙하여 고도를 올리고 배품으로 째는 형식으로 장거리 경기를
하기 때문에 이륙시 고도를 못잡거나 기체에 이상이 있어 착륙하면
부지런히 올라가 재이륙을 하여야 합니다.

실제로 매경기마다 수십명의 선수가 재이륙을 하는 사태가 있고, 자체 차량이 있는
팀은 원할히 돌아가지만 홀로 참가하거나 자체 차량이 없으면 재이륙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4) 첫날 경기
74킬로의 골에 전 선수의 절반이상이 들어가는 골 럿시를 이루었습니다.
한국 선수 대부분이 그곳에서 자기 기록을 갱신하였고, 매우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그날 저는 산줄이 엉켜 고도를 올리지 못하고 회전을 막으면서 겨우겨우 착륙하였는데
재이륙을 하기 위하여 차량이 움직이는 도로까지 나오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리면서
재이륙을 포기하고 땡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별일 아닌것 같지요?)

그날 전 착륙후 약 2킬로 떨어진 도로까지 나오는 과정에서 너무나 찌는 더위속에서
허리까지 오는 풀을 헤치고 나오면서 죽을 고생을 하였는데, 바지에는 생선까시같은
덤불가시 덩어리가 주렁주렁 걸리고(지금까지 상처가 아물지 않았음)..
특히 철조망을 여섯 개나 넘어서 나오는데 세 개를 넘으니 탈진해서 “전기”마저
무섭지 않더군요.

그래서 철조망에 발라스트의 물을 흘려보고 지직 소리가 나지 않기에 모자를 대고 손을
얹어보고 그래도 죽지 않기에 (설마 지들 소 죽을 정도로 고압은 아니겠지하는 생각에)애라 모르겠다 하고 손을 대보니 다행히 전기가 흐르지 않고 있어 그 다음부터는
계속 손으로 붙들고 신속히 넘어 나왔습니다.

3시 50분에야 도로에 나와(재이륙 마감은 4시) 차를 얻어타고 주착륙장에 오니
아무도 없고 차량은 이륙장에 있고 해서 두시간을 더 기다리다가 현지 파일러트
한새끼를 만나 그눔에게 이륙장을 태워달라니 40달러를 내라고 합디다.

웃는 낯을 하면서 “20달러에 하자 이개새끼야”하니 흔쾌히 좋다고 합디다.
이륙장에 올라가 차를 가지고 대회본부로 가면서 호주새끼들 다음에 오기만
해봐라 하고 이를 득득 갈면서 7시가 다 되어 대회본부에 가보니
그때 막 골에서 오는 선수들이 차를 타고 들어옵디다.

재이륙하였다가 홀로 비행하여 8킬로에 쪼로록한 이영복 선수는 대회본부 앞
마당에 쓰러져 있더군요.(처음엔 죽은줄 알았음!!)
뭔 고생을 했는지 말않해도 너무 잘 알겠기에 한번 웃어주고 말았음

그날 프랑스 선수들과 한국선수들이 비행기록은 좋았는데 노르웨이 애들이
선두를 독식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앞에서 말한 분할 레이스 제도때문인데 노르웨이 애들이 한꺼번에
이륙하여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고 그룹비행을 잘 하였는데 결과적으로
가점을 105점씩이나 받아 선두를 독식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그렇지만 프랑스 애들이 불만이 심했습니다.


5) 둘째날 경기
삼각 코스경기를 하엿는데 결국 저는 24킬로 지점에서 우리 일행 7명이 전원
꼬로록을 하엿고, 우회경로를 취한 그룹은 구름길을 만나 골에 들어가는
행운들을 맞이 하였습니다.

바닥에서 실고도 불과 70 내지 80미터까지 내려갔다가 열을 잡고 함께 2200미터를
올려 구름길을 타고 갈때는 정말 좋았는데 한순간에 가더군요.

착륙해서 우리 일행들 -영국, 노르웨이, 독일, 아일랜드, 한국등-끼리 힘을 모아
기체를 챙기고 노르웨이 차를 만나 본부에 돌아왔습니다.

오면서 호주 눔덜 몰매너에 대하여 디립다 욕을한 후 아무튼 5달러를 운전자에게
주고 왔습니다.(얘들은 안받으려고 하다가 굳이 주니까 맥주를 한캔 주더군요)

그날 우리선수중 김진오가 골인하고, 이어서 이춘수, 허헌, 홍필표도 골인하였는데
인정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날 골 데드라인은 17시이고, 플라잉 데드라인도 17시로 되어 있었는데
밝은 대낮에 열도 팡팡치니 선수들이 하늘에서 플라잉데드라인을 잊은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플라잉 데드라인을 주어도 열이 없어 어차피 비행 불가능한
시각을 주는데 그곳에서는 기상이 다르다 보니 깜박한 것입니다.

특히 이춘수 선수는 불과 35초 늦은 것이어서 너무 아까왔고, 외국아이들이 서클링
하다말고 갑자기 골쪽으로 착륙할 때까지 내지르는 이른바 자살비행을 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연습경기에서 중요한 점을 하나 몸으로 깨닫게 되어 의미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그날 오후 5시 현재의 위치로 끊어 채점을 하여 세명의 선수가 커다란
손해를 입었습니다.

6) 그날 이후
그곳은 건조지역으로 일년에 비가 오는 날이 며칠 되지 않는다고 하던데
위 두경기 이후 매일 비가 오고 강풍이 불어 모두 캔슬되었습니다.

4. 사족

1) 거주방법
그곳 호텔이나 하우스나 가격은 비슷한데(1인당 1일 25 내지 30달러) 호텔이
너무 불편하여 우리는 하우스를 하나 빌려 있었습니다.

조금 꺼주하긴 하지만 벽난로가 있고, 냉장고에 세탁기까지 있어 편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매일 세탁해가며 깨끗한 복장으로 사니까 매우 쾌적했습니다.

첫일주일은 여섯명이 일일 150달러를 주다가 둘째주부터는 일일 100달러로
시원하게 디스카운트를 해주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이춘수가 엉터리 영어로 깎았습니다.
아마 주인 아줌마가 얼른 자리를 피하고 싶어 오케이한 것 같습니다.

2) 차량
아시다시피 그곳은 운전대가 오른 쪽에 있어 초기에 매우 놀라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였습니다.
왼쪽 길옆으로 떨어질 뻔도 하고 기아를 넣으려다가 윈도우 브러시 움직이고
깜빡이 넣으려다가 라이트 켜고.,.. 에이 그눔덜

3) 소어러 비행

바람이 강해 캔슬되고 주위를 배회하던중 인근에 소어러 글라이더 비행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찾아갔다가 얼떨결에 모두 한번씩 타보는 탠덤비행을
하였습니다.

비행기로 끌어 고도 1200정도에서 줄을 풀고 그때부터 써클링을 하여 2000미터
대까지 올려 그때부터 윙오버에 급다이브, 퀵턴을 하다가 조종간을 주기도 합니다.

L/D가 60:1에 달하고 속도가 보통 60킬로대에 가속하면 150 내지 180킬로에
달하며 와류 영향도 거의 없어 한마디로 죽이는 “비행체”였습니다.
약 30분간 비행하고 착륙을 하는데 눈물이 다 나려고 합디다.

1인당 90호주달러(6만 5,000원 정도.. 비행기 기름값이나 나오는지)를 냈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고, 다음에 호주가는 분들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 비행 못한거 글라이더 한판 비행으로 스트레스 거의 다 풀고 왔습니다.

특히 강조할 점은,
비행기 조종이나 글라이더 조종하는 분들이 모두 60대 이상의 노년으로서
그곳에서는 항공스포츠가 젊은 애들 미친짓이 아니고 실버스포츠였습니다.
늙어서 할 일을 하나 찾은 보람이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개략적으로나마 키위오픈 참가기를 올립니다.
4년을 벼르고 별러 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현재 프레월드챔피언쉽을 뛰고 있는 한국선수들의 무사 건승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현지 비행을 개척하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세워준 김진오,
오로지 지원만을 위하여 현지에서 고생중인 조명래, 김재식씨등 세분에게
각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바인 손 경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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